아가페

주인없는 생일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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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정성어린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와서 학업를 마친 아들은 미국에서 취직을 한 후 결혼하여 아들딸을 낳고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외아들인 그는 고국에 있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셔와 같이 살려고 초청을 하였다.

아들은 아버지 생일이 돌아오자 모처럼 모셔온 아버님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생일 잔치를 푸짐히 마련한 후 자기 친구 수십 쌍을 초청하고 밴드도 불렀다. 그런데 한국 시골에서 온 아버지, 어머니에게 그런 자리가 어울릴 수 없다고 판단한 아들 내외는 생일을 맞은 장본인인 주빈을 위해 다른 방에 음식을 차려놓고 노부부가 드시도록 하였다. 그리고 아들 내외와 자녀들 그리고 친구들은 샴페인을 마시며 밴드에 맞추어 춤을 추며 흥겹게 놀았다. 생일의 주인공인 아버지는 이곳은 내가 있을 곳이 못된다고 판단한 후 서글피 한국으로 되돌아갔다.

오래 전에 어느 양가집 아들의 결혼 주례를 부탁 받았다. 시간이 되어 결혼식장에 갔으나 아직 신부가 도착하지 않아서 신랑과 하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30분,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도 신부는 나타나지를 않았다. 결국 그 잔치는 무산되고 말았다. 주인공 없는 잔치는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시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어느덧 상가와 거리에는 성탄 축하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이다. 그 날에 베들레헴 목장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천군 천사의 우렁찬 찬양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축하를 여기서 본다. 첫 크리스마스의 축하는 주빈 되신 주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만 영광을 돌리는 축제였던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첫 크리스마스 처럼 우리에게도 기쁨과 평화가 오고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는 것이다.

금년 성탄절 축하는 오직 예수님이 주빈이 되시도록 최선의 배려를 하여야겠다. 혹시 예수님을 빼놓고 사람들만의 축제가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주님을 섭섭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한 첫 성탄 때 하나님께서는 동방의 박사들을 보내시고 그들의 축하를 상세히 기록케 하심으로 우리에게 성탄 축하의 모범을 보여 주고 있다. 그들은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리며 경배하였다. 구유는 곧 예수께서 나신 곳으로 오늘날 예수님이 계신 몸 된 교회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성탄은 성탄의 주빈 되신 그의 몸 된 교회에서 축하하는 예배로 드려져야 한다. 그리고 빈손으로가 아니라 우리의 가장 귀한 예물인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정성으로 준비하여 드리며 축하하여야 한다. 황금, 유향, 몰약은 예수님의 애굽 피난 생활을 위한 소중한 생활비로 쓰여졌다고 성경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도 박사들의 축하와 경배를 본받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성탄 축하를 준비하여야 한다. 이번 성탄 축하에는 오직 성탄의 주빈 되신 예수 그리스도만을 기쁘시게 하는 축하가 되도록 초점을 맞추자. 이러한 성탄의 본질을 알고 축하하는 자에게는 주님이 주시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평화가 넘칠 것이다. 그리고 영광이 있을 것이다.